다이아몬드 내 질소의 존재는 노란색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지만, 그 중에서도 팬시 비비드 옐로처럼 농도와 채도가 완벽히 조화를 이룬 경우는 1만 개 중 단 하나꼴로 발견된다. 이 극소수의 보석들은 보석 수집가와 경매 시장에서 특별히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예술적·문화적 가치를 동시에 지닌다. ‘더 선드롭’은 이 점에서 희귀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춘 대표적 사례로 남는다.
세상에 단 하나, 태양의 눈물
2011년 소더비 제네바 경매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더 선드롭(The Sun-Drop)' 다이아몬드는 1억 2,40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낙찰가로 옐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재정의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에서 원석 상태로 발견된 이 다이아몬드는 뉴욕에서 정교하게 연마되어 110.03캐럿이라는 압도적인 크기의 페어 브릴리언트 컷으로 완성됐다. GIA에서는 팬시 비비드 옐로(Fancy Vivid Yellow) 컬러 등급과 VVS1 클리어리티 등급을 부여하며, 그 희소성과 완성도에 극찬을 보냈다. 물방울처럼 길게 떨어지는 형상은 이름처럼 ‘태양의 눈물’을 형상화하며, 찬란한 금빛의 깊은 색채는 보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티파니의 상징, 더 티파니 옐로
1878년 남아프리카 킴벌리 광산에서 채굴된 287.42캐럿짜리 원석은 찰스 루이스 티파니에 의해 뉴욕으로 옮겨졌고, 이 보석은 이후 128.54캐럿의 쿠션 브릴리언트 컷으로 재탄생한다. ‘더 티파니 옐로(The Tiffany Yellow)’로 명명된 이 다이아몬드는 브랜드의 상징이자, 미국 럭셔리 주얼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존재가 되었다. 140여 년 넘게 단 한 번도 판매되지 않은 이 다이아몬드는 티파니가 간직한 가장 귀중한 유산이자 티파니의 아이덴티티 자체로 여겨진다.
오드리 헵번에서 비욘세까지, 상징이 된 순간들
이 보석을 착용한 인물은 역사상 단 네 명의 여성뿐이다. 1961년, 오드리 헵번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홍보 포스터에서 이 다이아몬드를 착용하며 티파니의 우아함을 고전 명작으로 남겼다. 1957년에는 미국 대사 셸던 화이트하우스의 부인이 티파니의 공식 요청으로 ‘더 티파니 옐로’를 착용하며 외교와 하이 주얼리가 만나는 상징적 순간을 연출했다. 당대 최고급 보석이 국제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착용된 이례적인 사례로, 티파니가 단순한 보석 브랜드를 넘어 ‘국가적 품격’을 상징하던 시절을 보여준다.
2019년, 레이디 가가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티파니 옐로를 착용하며 보석의 존재감을 새롭게 환기시켰고, 2021년에는 비욘세가 티파니 캠페인 화보에서 이를 착용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22년, 배우 장이모우의 아들 장이천이 착용하면서 이 보석은 남성 최초의 착용 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디자인의 변화, 시대를 반영한 리세팅
‘더 티파니 옐로’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수차례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구성되며 브랜드의 창의성과 기술력을 증명해왔다. 가장 유명한 초기 디자인 중 하나는 장 루이의 ‘버드 온 어 록(Bird on a Rock)’ 세팅이다. 1956년 장 슐럼버제가 디자인한 이 세팅은 큼직한 다이아몬드 위에 귀여운 새 한 마리를 앉힌 유머러스하면서도 우아한 구성으로, 클래식한 하이 주얼리에 위트를 더한 상징적인 스타일로 남아 있다.
2012년, 티파니 창립 175주년을 기념하여 ‘더 티파니 옐로’는 또 한 번 재탄생했다. 당시 티파니의 장인들은 기존 디자인을 해체하고, 100시간 이상의 공정 끝에 이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한 새 목걸이 세팅을 완성했다. 유려한 곡선과 다이아몬드 세공이 조화를 이루는 이 목걸이는 브랜드의 전통과 현대성을 모두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았고, 이후 레이디 가가와 비욘세가 착용한 디자인의 기반이 되었다. 이 목걸이는 단순한 리세팅을 넘어, 티파니가 자신들의 유산을 어떻게 동시대에 맞춰 재해석하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예시다.
‘더 선드롭’과 ‘더 티파니 옐로’는 옐로 다이아몬드가 단지 컬러의 아름다움을 넘어, 역사와 상징성, 그리고 문화적 가치까지 품을 수 있음을 증명한 상징적 존재들이다. 각각의 순간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인물로 조명되며, 이 다이아몬드들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태양빛 같은 유산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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