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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하반기에 다시금 새길 단상들

Celine Kang 2023. 7. 31. 14:06

숏폼이 주입하는 무한대의 도파민 

 

유투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여러 플랫폼에서 숏폼 춘추시대가 열리고 있다. 나 또한 초반에는 '[저런 스낵 콘텐츠를 왜 소비하지? '라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반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순간부터, 화장실에 갈 때도, 운동을 하는 도중에도 스와이핑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 

 

물론 숏폼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유용한 정보나 꿀팁들을 얻어가는 적도 많다. 다만 관성적으로 콘텐츠에 이끌려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자면 이따금 심각성을 느끼기도 한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쾌감, 만족감, 성취감, 동기부여 등을 부여하며, 속칭 'feel-good 호르몬'으로도 불린다. 

숏폼 이전의 우리는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노력'이라는 것을 해왔었다. 노력의 과정이 힘들수록 성취감은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매일 빠짐없이 운동한 뒤 몸의 변화를 지켜보며 느끼는 만족감, 매일 30분 독서를 하며 한회를 회고했을 때 성장하는 나의 지적 성숙도를 보며 느끼는 쾌감, 이외에도 인간관계, 글쓰기, 커리어, 공부 등.. 정성을 쏟아야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냈었다. 

 

그에 반해 숏폼 콘텐츠는 노력의 과정 없이 즉각적인 즐거움을 줄 뿐이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새로운 등장인물이, 새로운 자극을 준다. 나의 뇌도 점점 짧은 집중력을 가지게 되고, 더 큰 행복감보다는 단기적인 자극에 적응되어 버린다. 긴 글을 소화하거나 몇시간 되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내용을 숙지하기 위해서는 잠시 도파민의 주입을 멈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리뷰가 막는 능동적 선택 

 

우리는 무언가의 선택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참고하게 된다. 다수가 만족했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구매하거나 나도 리뷰를 보고 구매했을 때 기대한 만큼의 만족감은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덕분에 탐색의 과정이 사라졌다. 맛집 하나를 갈 때도 길을 걸으며 그 매장만이 풍기는 분위기를 보고 들어가는 적이 없었다. 두리번거리며 히든 플레이스를 발견하는 재미, 맛집인지 아닌지 모른 채로 배팅해보는 느낌을 잊은 지 오래다. 

 

리뷰가 많은 집에 가서는 실망은 한 적이 많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와 진짜 대박이다' 한 적도 잘 없었다. 군중심리에 유도되어 트렌드에 뒤쳐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수동적으로 소비를 했다. 그래서 음식점 사장들이, 쿠팡 셀러들이 리뷰 업체를 필수적으로 쓰고 리뷰어들에게 리워드를 해주는 업체들이 매번 성장하는 것이겠다. 

 

확실한 선택도 좋지만 가끔은 불확실한 조건에서 선택해보는 재미를 느끼려 해본다. 

Start with "why"

 

 일을 하다보면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순간이 많이 찾아온다. 잠시 방향을 잃을 때도 그냥 "왜"라는 질문을 몇번 던져보면 된다. 처음에는 피상적인 대답이 나오겠지만  '그래서 왜?'를 3번 이상 하게 되면 의미를 찾게 된다. 이걸 알게 된 후 모든 문서의 첫 머리를 "goal"로 시작하려 한다. 내가 이 짓을 하는 이유를 까먹지 않으려고. 

시작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지속가능함은 특별함이다 

 

'월1000만원 부업', '당장 시작하는 5가지 방법'과 같은 영상을 보면 조회수가 꽤 잘 나온다. 그걸 알기에 사업 노하우를 웬만큼 아는 사람들이 이런 내용으로 콘텐츠를 뽑을 것이고. 다만 이 조회수를 기록한 사람 중 몇이나 진짜 시작을 했고, 시작을 한 사람 중 몇이나 현재까지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정말 1%도 안될 것 같다. "복리의 법칙"은 어떤 일을 더 오래 할수록, 끝에 더 가까이 갈수록 최대의 이익과 가속도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돈뿐만 아니라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다른 것들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아쉽게도 나는 일은 잘 벌리지만, 유지를 잘 하는 사람은 아니다. 시작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면, 그 이후부턴 지속성에 힘을 쏟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