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출신의 현대미술가 리우웨이(Liu Wei, 1972~)는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풍경과 현대인의 감각을 조각·회화·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재구성하며, 현대 중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예술은 건축적 파편과 일상의 잔해, 유머와 풍자를 동시에 응축한 시각적 철학으로 읽힌다.

급변하는 시대를 통과한 예술가
리우웨이는 1996년 항저우 중앙미술대학(China Academy of Art)을 졸업한 후 베이징에 자리 잡았다.
급속한 도시화와 문화적 격변이라는 현실은 그의 작업의 토대가 되었다. 그는 도시의 팽창과 파괴, 권력의 모순을 예술적 언어로 해석했으며, 초기엔 ‘풍자적 리얼리즘(Cynical Realism)’과 탈이성적 표현을 통해 정치적 이상에 대한 회의를 드러냈다
“도시는 현실이다. 전체 중국이 계속 건설 중인 도시이며, 그 영향은 강력하다”라는 그의 말에는 급격한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성찰이 깃들어 있다.

대표작과 그 메시지
〈Love It! Bite It!〉 시리즈 (2005–2007)
- 건축물 모형들을 개껌(Edible dog chews)으로 제작한 도시 전경 설치작이다. 콜로세움, 구겐하임 등 권위를 상징하는 건축들을 밋밋하고 우스꽝스럽게 재현하며, 권력에 대한 욕망과 소비주의의 부패를 냉소적으로 풍자한다.
- 서구 중심 문명을 ‘소비 가능한 조각’으로 전환한 그의 비전은 기괴하면서도 날카롭다.
〈Purple Air〉 시리즈
- 고층 건물과 도심 풍경을 디지털 선과 추상적 색면으로 재현한 유화 작품이다. 불안하게 굵어지는 색선들은 도시의 과밀함과 감각 과부하, 그리고 현실의 왜곡을 은유한다. “추상은 나에게 현실을 창조해낸다. 컴퓨터 화면 속 무엇은 이미 존재한다”고 말하는 그는, 디지털 미디어와 도시 환경이 우리의 지각을 재구성한다고 봤다

파편과 재조립, 그리고 유머의 철학
리우웨이의 작업 방식은 파편화된 재료를 모아 새로운 의미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철거된 건축 잔해, 가전제품, 일상 오브제 등을 예술 재료로 삼아, 그 속에 자리한 소비와 소멸, 노동과 권력의 숨은 이야기를 드러낸다. 동시에 유머와 과장을 통해 무거운 사회적 메시지를 가볍게, 그러나 강하게 전한다.
“양식이나 재료보다 먼저 나의 관심은 아이디어에 있다. 흥미를 잃는 순간 방식도 바꾼다”는 그의 말은, 고정된 스타일이 아닌 유연한 실험 정신이야말로 창작의 핵심임을 방증한다.

현재와 미래를 압축하는 예술의 힘
리우웨이의 예술은 단순히 도시의 풍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소멸, 부패와 유머가 공존하는 현대 사회의 감정을 압축적 시각 언어로 질문한다. 그의 설치와 회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도시 속 인간 존재의 조건을 돌아보게 만들며, 바로 지금 이 순간의 현실과 무의식의 층위까지 환기시킨다.
리우웨이는 미술을 통해 도시와 인간, 권력과 변화를 장난스럽게 해체하면서도 예리하게 통찰하는 작가이다. 그가 보여주는 조각적 풍경 앞에서 우리는 결국 자기 자신의 삶과 도시의 얼굴을 마주하게 됩니다—그리고, 그 만남이야말로 리우웨이 예술의 가장 깊은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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