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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째주 회고 (지속성,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 다양성을 수용하는 법)

Celine Kang 2022. 10. 15. 14:44

 

1. 끊기지 않고 계속하게 만드는 힘

계획은 심플하게 짜되, 꾸준하게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의 경우 반대의 프로세스를 거쳤던 것 같다. 
이를테면 회고와 투자동향에 대한 가벼운 글쓰기를 시작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예를 들어보자.
계획을 짜다보면 이번주에는 A주제, 다음주에는 B주제 주3회정도로 시작해보자고 생각을 한다 (사실 주3회는 격일에 한번씩 써야하는데 이 스케줄은 생각 이상의 리소스를 필요로 한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가 물다보면 2023년 말쯤에는 나만의 주제를 가지고 책을 발간해볼까?하는 망상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내 지금의 행동이 뭔가의 거창한 결과물로 귀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의지력이 초반에는 불타오를 수 있다고 해도 
무언의 압박으로까지 느껴져 지속할 수 있는 연료로서는 작동하기가 어려워진다. 
아무리 세세하고 완벽하게 계획했던 일도 한번 끊어지면 다시 가속도를 올리기가 힘들다.
특히나 리셋증후군에 빠져 한번 동력을 잃어버리면 다시 시작해버리려 하는 습성이 있었다.
다이어리도 몇장 쓰다가 맘에 들지 않으면 페이지를 다 찢어버리고, SNS 또한 동력을 잃게 되면 아예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싹 갈아엎기도 부지기수였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조그맣게라도 하나씩 해나가며 성장해나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자.
큰 목표를 꿈꿨다면 한 우물을 꾸준하게 파는 것이 중요하다 


2. 일-사랑-여가, 3개의 축이 알맞게 균형을 이루는 삶

우리는 왜 일하는가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정신없이 업무를 하다가도, 조금이라도 잔념이 들어올 틈이 생길 때마다 하는 생각이다
이러면서도 지금 어떻게든 내 생계를 책임지고, 이 사회에 어떻게나마 보탬이 되고 있겟지 하는 자기위로를 하며 쓸모없는 단상들을 흘려보냈다.

2주 전에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몇달 간의 고민의 결과였다.
2년을 꽉 채운 기간동안 하나의 서비스가 런칭하기도 전부터 합류하게 되면서 크고작은 일들이 많았다.
남들도 다 똑같이 힘들텐데 나만 너무 철없는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닐까 자학적인 생각도 했었다.

퇴직 의사를 밝히는 그간 존경하기도 하고, 많이 부딪히기도 한 윗분과의 면담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은 삶의 일부이다. 분리할 수 없는 두가지이다.
일과 삶의 경계가 없는 것처럼 몰입하고 치열하게 고민하셨던 분이셨기에, 그 말이 공감이 되면서도 완전히 납득을 할 수는 없었다.
아마도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내 일이라는 것이 비단 내가 대표로 이름을 올린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의견이나 의사결정이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앞으로 내 일을 하게 된다면 일을 삶에 녹여 경계가 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지탱하는 힘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깊은 유대와 변함없는 안정된 사랑일 것이다. 
또하나 나를 숨쉴 수 있게 하는 요소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와 여러가지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인사이트들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가장 높은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내가 일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단연코 업 자체일 것이다. 

세 가지의 축이 잘 균형을 이루며 바쁘게 또는 여유롭게 돌아가는 나만의 톱니바퀴를 만들며 앞으로 나아가는 일생을 꾸려나가고 싶다. 




3. 아이디어의 다양성과 전달력의 중요성 

금요일 PR 데이를 맞아 50여명의 수강생 앞에서 자기 경력과 아이템에 대한 어필을 하는 날이었다. 
몇시간 내내 그간 각자가 나름 준비해왔던 랜딩페이지들을 보고 발표를 들으며 느낀점이 몇가지 있었다. 

하나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컨셉은 조금 겹칠 수 있을지언정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발상해온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했었다는 것과, 
또 하나는 '전달력'이라는 것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것이다. 

첫번쨰 아이디어의 다양성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모두가 비즈니스 아이데이션을 시작하는 계기는 자신의 경험과 환경을 바탕으로 나온 것일 거다. 
하지만 어찌 이리 다양할 수가 있을까. 대부분의 문제점&해결책 도출안에 대해서도 납득이 간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진중하게 고민한 흔적들이 보여 흥미롭고 시간가는지 몰랐던 경험이었다. 

다만 내 나름 아쉬웠던 점은, 문제점을 인지한 동기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에 대한 기능 추가에 대한 단발적인 고민이 은근히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만들게 될 플랫폼에 굳이 고객들이 유입되어야 할 동기는 추가된 기능 하나 떄문일텐데...
그 동기가 그렇게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두번째, '전달력'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우물쭈물대거나 그것들을 단순히 나열해온 장표로 발표한다면 앞으로의 IR도 순탄치 못할 것이다. 

내가 눈이 갔었던 발표자의 특성은
1. 확신에 가득찬 눈빛으로 '자신은 이 문제를 꼭 해결하고자 말겠다'하는 의지를 보여준 발표자 
2. 디자인적으로 간단하고 명료하게 해결책과 차별점을 정리해와 눈에 쏙쏙 들어왔던 발표자 
3. 솔직하고 담백한 답변과 멘트로 '이 사람과 함께 일하면 큰 이슈는 없겠다'라고 생각한 발표자
등이었다.